미국에는 앨런 스미시라는
영화감독이 있다.
1969년 총잡이의 죽음이라는
서부영화로 데뷔한 이 감독은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고 흥행하며 그 이름이 알려져
그 이후 약 30년 동안 꾸준히 영화를 찍었으나
영화 제작사의 간섭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쉽게도 데뷔작 만큼의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1998년, 감독 아서 힐러는
그를 모티브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러브스토리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 내용은 영화 감독 앨런 스미시가
자신이 감독하는 영화가
제작사의 간섭으로 인해
원하는대로 흐르지 못하자
영화 필름을 가지고
도망을 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998년 2월 27일
Burn Hollywood Burn: Alan smithee movie가 극장에서
개봉하게 되는데
여기서 아서 힐러는
앨런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감독 이름을 자신이 아닌
앨런 스미시로 표기했다.
5천 9백만 달러?
암튼 그렇게 개봉한 제작비 천만 달러의
이 영화는 약 5천 9백
아 5천 9백 달러...
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두며
대실패하게 된다.
게다가 평가는 더 암울한데
로튼토마토 기준 평론가 점수 8%,
관객 점수 15%를 얻으며
역대급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참고로 역대급 망작으로 불리는
2015년 판타스틱 4가 평론가 점수 9%,
관객 점수 18%로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하자
제일 당황한 것은 바로
할리우드 관련 인물들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앨런 스미시라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앨런 스미시의 데뷔작인
총잡이의 죽음의 원래 감독은
사진 속 인물은 돈 시겔
돈 시겔과 로버트 로튼
이렇게 두 명이었는데
이 둘은 배급사 유니버설의
간섭으로 인해 영화가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자신들의 이름을 감독으로 넣지 않았고
그 대신에 가짜 이름인 앨런 스미시를
감독으로 집어넣은 것이며
이후 앨런 스미시라는 이름은 영화 감독이
자신이 만든 영화지만 다양한 이유 때문에
(주로 제작사의 간섭이 그 원인)
자신이 만들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대신 내세우는 이름으로
쓰였던 것이다.
즉,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당황한 이유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앨런 스미시라는 이름으로 숨겨왔던
본인들의 실패작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자신의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참고로 앞서 얘기한 아서 힐러가 감독 이름을
앨런 스미시로 표기한 이유 역시 존경의 의미가 아니라
본 영화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붙인 것이었다고 한다.)
다만 영화는 흥행과 평가 모두 좋지 않았기에
잘하면 그냥 묻힐 수도 있었으나
최악의 영화만 엄선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게
딱 걸려버려서
그 해 최악의 영화상을 비롯한
4개 부문에서 상을 타버렸고
이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져버리며
앨런 스미시는 일종의 밈처럼 알려지게 되었다.
결국 이로 인해 감독들은 앨런 스미시라는
가명을 쓰는 걸 포기해버렸고
감독 앨런 스미시의 커리어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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